浪漫・밀그램 이동기지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과 의사를 확인하며 연인 관계로 나아간다. 오즈는 릴리에트를 자신의 곁에 붙잡아두기보다, 매일 서로를 다시 선택하는 관계를 제안한다. 그에게 사랑은 소유나 복종이 아니라 자발적인 선택에 가까웠다. 릴리에트의 마음을 강제로 붙드는 일은 원하지 않았고, 그렇게 얻은 순응을 사랑이라 여기지도 않았다. 대신 영원 같은 맹세보다 사전 통보와 안전 보장, 작업 지원처럼 실제로 지킬 수 있는 약속을 건넨다.
LOG DATA
“And I love you, Lilliette. (저도 사랑합니다, 릴리에트.)”
장난도 협상도 없는 평범한 고백이었다. 그래서 오즈에게는 처형 명령보다 어려웠다.
“You are not mine because I claimed you. (제가 선언했기 때문에 릴리에트가 제 사람이 된 것은 아니에요.)”
그의 왼손이 머리맡을 붙든 채 조금 더 단단히 굳었다.
“You are mine because you chose to stay. And I’m yours for the same reason. (당신이 머물기를 선택했기에 제 사람인 겁니다. 저 역시 같은 이유로 릴리에트의 것이고요.)”
오즈는 입맞춤이 닿을 만큼 가까이 몸을 낮췄다. 그 얼굴에는 이제 웃음도 지휘관의 가면도 없었다. 다만 제 손에 들어온 행복을 믿지 못해 끝까지 확인하려는 집요함만 남아 있었다.
“Say it again. (다시 말해 주세요.)”
"But I am romantic, Lilliette. Unfortunately.(하지만 저는 낭만적인 사람입니다, 릴리에트. 유감스럽게도요.)"
낮은 웃음이 한 번 새었다. 자신을 조롱할 때에만 나오는 건조한 음색이었다.
"I simply refuse to make pretty promises I cannot enforce. (그저 제가 집행할 수 없는 아름다운 약속은 하지 않을 뿐입니다.)"
검은 눈이 가늘어졌다. 이번에는 웃지 않았다.
“If someone tries to take tomorrow from us, I can deal with that. If you stop choosing me, I cannot.(누군가 우리의 내일을 빼앗으려 든다면 제가 처리할 수 있어요. 하지만 릴리에트가 더는 저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그건 처리할 수 없습니다.)
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잔혹한 해결책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그것을 사용하면 선택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이었다. 오즈는 소유를 원했으나 복종의 흉내를 사랑으로 오인할 만큼 어리석지는 않았다.
“So yes. I can promise romance. (그러니 그래요. 낭만은 약속할 수 있습니다.)"